잘때 뭘 끌어안고 자는 습관이 있다. 대형 쿠션을 앞으로 끌어안고 자다가도, 때에 따라선 등에 받치고자고 그랬었는데... 그러다 이사오고나서 침대가 작다보니 그냥 두툼한 이불을 적당히 뭉쳐서(?) 끌어안고 자는걸로 대신하고 있었다. 근데 결국 그걸로는 허전함을 채우지 못해서 바디필로우 구매.
바디필로우 구매가 참 난감했던게, 처음에 무슨 키워드로 검색해야할지 감이 안잡혔다. '바디필로우'란 단어가 처음부터 떠오른게 아니라서, 검색창만 보면서 음..어..만 몇초간.
"모르면 검색창에 설명을 하자! 구글은 별 이상한것도 다 찾아주던데 네이버도 ...!"
그래서 단순하게 "안는 베개"라고 검색했다. 그럼 적당히 내가 원하는게 네이버 쇼핑에 나타나주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그게 내 실수였나보다. 무슨 죄다 어린 여자 캐릭터 벗겨놓고 중요부위만 가린 베개들이 나오더라... 아니 베개 사이즈 보면 베고 잘 사이즈는 아니고 안고 자라고 만든것 같..긴 하지만.. 왜 꼭 저런 그림이... 90퍼 나체의 여캐 사진들만 한 페이지 가득 보고 있자니 혼란의 도가니.
알아보니 좋아하는 캐릭터가 그려진 감상용 및 안고 자는 베개를 일본에서는 "다키마쿠라"라고 하는 모양. 생각지도 못했는데, 발상 자체는 이해가 간다. 좋아하는 캐릭터가 있다면, 기왕지사 안고 자는 베개에 그 캐릭터 그림이 그려져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 있을것 같다. 근데 세상이 넓고 다양하다보니 다키마쿠라를 순수하게 감상하거나, 안고 자는 용도로 쓰는게 아닌 좀 .. 원래의 용도와 거리가 있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나보다. 그러다보니 캐릭터를 성적으로 소비하는 것과도 연관되는 것 같았다.
웃픈건 네이버 쇼핑 검색창에 '안는베개'라고 치면 헐벗은 여캐가 그려진 베개들이 잔뜩 나오는데 '다키마쿠라'라고 치면 좀 덜 나온다는거... 벗기지 않은 캐릭터 베개들도 나온다는거...내 검색 키워드 선택은 대체 왜...
검색하다보니 당장 지난달만 해도 아이돌그룹 <여자친구>와 관련해서 사건이 있었던 모양이다. 소속사에서 이런 대형 쿠션을 굿즈로 내놓으려 했던 모양.
다키마쿠라가 성적으로 소비되는 측면이 있다는것을 알고 있는 팬들의 걱정과 항의가 있었던 모양이다. 소속사인 쏘스 뮤직에서는 팬들의 우려에 따라 생산과 판매를 중단했지만, 저게 왜 문제가 되냐 vs. 안된다 성상품화다, 라는 의견 충돌이 있었던것으로 보인다.
아니 내가 팬이라도 걱정하겠다고....
... 아무튼 그런 험난한 과정을 거치다보니 '바디필로우'란 단어를 사용한 모 판매글이 보였고, "이거다!"싶어서 바디 필로우로 다시 검색해서 내가 원하는 검색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어차피 솜이야 적당히 쓰다보면 숨 빠질것 같고, 원단이랑 모양만 대충 내가 원하는것에 맞춰서, 적당히 저렴한 가격의 상품 없나... 하고 찾다보니 네이버 쇼핑 검색결과 비교적 상단에 있는 곳에서 그냥 구매하게 됐다.
이블랑이라는 곳인데, 판매 후기도 많았고 (다 좋았던건 아니지만)... 적당힌 길이에 적당한 모양 (아예 동그란 원통같은건 안고잘때 불편해서, 정말 긴 베개같은게 더 좋다), 적당한 가격..뭐... 이러면서 결제했다. 배송은 결제(점심 좀 지나서 결제)로부터 총 3일 걸렸다.
U자형 베개도 있지만 침대 면적 차지가 엄청날것 같은 사이즈였고, U자형을 상품 설명대로 쓰기 위해서라면 U의 가운데 부분에 머리를 대야 하는데 그러기엔 좀 높은 사이즈. 2만원 가량에 잠 자는 느낌 좋자고 목 디스크를 사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큰 고민없이 I 자형으로, 대형으로 구매. 대형은 150cm정도다.
이런 무지막지한 놈이 왔다.
뜯어보면 이런 모양새. 그래서 바로 리뷰를 할 수 없었다
커버를 빨아야 할 거 아냐...
이건 일부로 뜯어낸 건 아니고, 배송 과정에서 같이 삐져나온건지 딸려나온건지 모를 솜.
내부 솜은 대충 이런 솜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리 좋은 솜은 아니지만 뭐 가격대가 그러니.
잘 빨아다가 커버를 씌워봤다.
판매 페이지에 보면 다양한 디자인이 있었는데,
나는 보기 편한 색 + 곰이 귀여워서 이걸로 선택.
곰이 귀엽다. 진짜다.
보다시피 천 재질도 별로 특별할 것 없는, 그냥 흔한 천이다.
이건 내가 구매할때 궁금했던건데, 정보가 없어서 힘들었던 베개 느낌.
솜 넣고 하면 얼마나 단단한지 궁금했는데,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달라서 그런지 상품평도 너무 제각각이었다.
혹시라도 같은 곳에서 구매하려고 후기 검색해보는 사람이 있다면
도움이 되길 바라며 찍어본 베개 느낌(?) 영상.
개인적으론 만족스럽다. 길이도 좋고, 안고자기에도 적당한 폭신함과 폭, 감촉이다. 다만 후기에서 솜이 빨리 죽는다는 얘기가 있던데, 그건 일단 한동안 써봐야 알듯. 며칠 써본 상황에선 딱히 모르겠다. 그 외에 알아야 할 점이라면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엄청난 각오를 하고 주문을 했으면 한다는거? 침대에 있는 먼지와 고양이털이 모두 저 베개에 집합하는 엄청난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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